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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젤마노 형과의 관악산행...

지요안 2007. 3. 26. 07:22

새남터도보성지순례의 여독이 아직 가시지 않은 주일 아침이다.

젤마노 형에게 메시지를 넣으려는 순간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08:30분에 집을 나서니 다리가 천근만근이다.

김밥 한 줄 사고 103번 버스에 올라 송내역에서 개봉역까지 갔다.

저만치 652번 버스가 이미 정류장에 도착해 있는게 아닌가?

결국 한참 만에 온 다음 버스는 콩나물시루가 되어있었다.

공기가 탁하고 많은 사람들이 내뿜는 열기 탓인지 멀미를 하는 것 처럼 속이 울렁거렸다.

멀긴 왜 그리도 먼지...

 

가까스로 독산동을 지나 한양아파트입구에 도착하니 이미 젤마노 형이 도착해 있었다.

컵라면과 소주 한 병을 산 후 산행을 시작했다.

이곳으로 오르기는 처음이다.

이곳은 경사가 완만하고 땅이 맨 흙이어서 걷는 느낌이 참 좋았다.

이곳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곳 저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정상 쪽으로 기어오르고 있었다.

한우물을 지나 1시간 쯤 산행을 계속하다가 김밥 한 줄을 안주삼아 캔막걸리로 목을 추겼다.

 

산행을 계속 하던 중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발을 멈추고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헬기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삼막사 아래에서 구조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어떤 사람이 추락을 한 모양이다.

여러번의 시도 끝에 구조를 마쳤는지 헬기는 사라졌다.

큰산악인 엄홍길의 말마따나 산 아니 자연에겐 언제나 겸손해야 하고 순응할 줄 알아야 한다.

방심과 자만은 늘 화를 부른다.

 

삼막사 부근에서 젤마노 형이 꼼꼼히 준비해온 점심을 들었다.

난 겨우 500ml였지만 젤마노 형이 커다란 보온병 두 개에 뜨거운 물을 담아와서 물은 충분했다.

마늘장아찌감치 밥 한공기, 후식으로 오렌지도 한 개 챙겨왔다.

컵라면에 밥 한덩어리 말아 소주 한 잔을 곁들이니 이보다 더 큰 성찬은 없으리라...

거기다 커피까지 한 잔 하니 더 부러울게 무언가?

 

하산길은 좀 수월하지만 조심해야 하긴 마찬가지다.

내려오며 약수마시고 커피마시고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다 내려왔다.

내려갈수록 사람들의 수가 많아지는 법이다.

저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16:00 서울대 앞.

행상들로 북적이는 도로변에서 막걸리와 두부로 한 잔 더하고 귀가했다. 

참고로 다음 주엔 친목회원들과의 관악산등반이 예정되어 있다.

 

■ 배경음악은 김홍철테네시요들폴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