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풍진 세상 즐겁게...

프란치스코의 졸업식...

지요안 2007. 2. 23. 21:28

어제 프란치스코의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눈이 하얗게 내린 81.1월 하순의 토요일이었습니다.

그날은 마침 김철호선수가 <라파엘 오로노-베네수엘라>라는 선수를

적지(상크리스토발)에서 9회 KO로 물리치고

WBC S플라이급 세계챔피언에 오른 날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날 프란치스코는 제왕절개로 오전 11시37분에 태어났습니다.

부끄럽게도 그날 회사일이 바빠서 출근할 수 밖에 없었지요.

결국 아내 혼자 그 엄청난 일을 치루고 말았습니다.

 

당시 30대 초반의 요안은 경기도청에서 마지막 작업을 마치고 회사에 돌아오니,

여직원이 웃으며 <아들이래요!>하더군요.

부끄럽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고 해서 일부러 무덤덤한 척하려 했는데 그만...

왜 그리도 입이 찢어지는지 도무지 참을 수가 없읍디다.

그렇게 부랴부랴 조기 퇴근을 하여 병원에 도착하니 아내는 초죽음이 되어있었습니다.

아내를 대충 보듬어주고 아기를 보러갔습니다.

 

처음 대면한 순간,

싸!한 느낌이 들던데요.

아, 나의 분신이로구나!

프란치스코는 참 착하교 예쁜 아이였습니다.

속눈섭이 유난히 길어서 여학생들이나 아가씨들은 그애만 보면 자지러지곤 했지요.

하도 여난(女難)에 시달리다보니 나중엔 스트레스를 받아서

여자만 보면 도망가기 일쑤였답니다.

유치원에 다닐 적엔 유리창이 깨지면서 죽을 뻔한 적도 있었지요.

한꺼번에 나오던 아이들이 서로 먼저 나오려다 유리창에 부딪치면서

몸을 뒤로 돌린 덕에 생명은 건졌는데 등과 손목엔 상처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가정동에 이사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 일입니다.

아프다는 아이를 공부하기 싫어 꾀병부린다고 야단을 쳤더니 그만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TV를 보다가 어찌나 놀랬는지...

<착한 아들 이렇게 잃는구나!> 생각하니 눈에 뵈는게 없더라구요.

택시잡을 엄두도 못내고 신현동연합병원으로 안고 뛰어갔습니다.

나중에 보니 분홍색 잠옷바지 런닝셔츠차림 맨발이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갈 때는 아이를 안고 뛰느라 몰랐는데 집까지 돌아갈 일이 캄캄하였습니다.

아내도 허겁지겁 뒤따라오는 바람에 빈털터리였거든요.

그야말로 미친놈이 되기로 작정하고 집까지 마라톤 하듯이 그냥 달려왔습니다.

아! 그날이 마치 엊그제 같은데...

 

프란치스코, 졸업을 축하한다.

그리고 성실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잘 적응해가리라 믿는다.

언제나 주님께서 잘 인도해 주실 것이니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프란치스코!

 

◆배경음악은 Bobby VintonDick & Jane입니다.

 

 (앨범사진)

 

 (앨범사진)

 

 (앨범사진)

 

 

 

 

▼속눈섭이 안경에 닿아 눈을 작게 뜨니 눈이 작아 염소같네? 아무래도 안경을 벗어야겠구나...

 

▼엄니, 화나셨소? 얼굴 좀 피소!

 

▼아무래도 안경 벗어야겠다...

 

▼예림아씨는 시집가도 되겠네?

 

▼학사모가 넘어가욧!

 

▼아들아, 수고했다...

 

▼사진찍을 곳이 여기 밖에 없나?

 

▼좀 웃으소!

 

▼그래, 그렇게 다정한 오누이로 계속 가라!

 

▼당신 졸업 때의 학사모보단 좀 나은 것 같소!

 

▼아들아! 눈 좀 떠라! 오늘, 우리아들 인물 다 버렸네...

 

▼사돈 남말하시네... 아빠, 뭐가 그리 심각하쇼?

 

▼아들은 어디다 팔아묵었소?

 

◆여기에 게제한 사진은 일부분이며 다른 카메라에 담긴 모습은 추가로 올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