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풍진 세상 즐겁게...

병상일기...

지요안 2011. 8. 6. 06:33

 

여름휴가의 절정에 있는 주말아침이다.

휴가는 고사하고 여전히 장마처럼 지루하고 따분한 병상에서의 생활이 이어지는데

어느덧 오늘로서 벌써 13일째로 접어들고 있다.

그간 이곳 4xx호 병실에서 오고간 환자가 몇이던가?

7.25일 내가 7인이 정원인 이 병실의 맨 끝 창가로 배정받아 들어왔을 때에

이방엔 나를 포함해서 총 6명의 입원환자들이 있었다.

 

옆에는 20대 초반의 학생이, 그 옆으로 맨 끝에는 40대의 안면마비환자가 있었고

앞에는 50대의 중풍환자, 그 옆으로 중풍과 숨찬병?의 70대의 두 노인이 있었지.

재활치료는 하지 않으면서 두 달 동안 차도가 전혀 없다며 불평하던 앞의 중풍환자가

부천 집근처의 양방병원으로 간다며 7.29일 퇴원함으로써 5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날 오후에 60대의 또 다른 중풍환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여 도로 6명이 되더니

다음날인 7.30일(토)엔 옆의 학생과 두 노인이 일시에 퇴원하여 3명으로 팍 줄더라.

 

그러나 오후에 60대의 교통사고 환자가 학생이 있던 옆자리로 들어와 4명이 되었고

8월 첫날에 노인이 있던 한 자리에 40대 어깨통증 환자가 들어와 5명으로 늘었다가

내 옆의 교통사고환자가 보험회사와 합의 후 퇴원하니 다시 4명으로 줄었지.

8.4일 노인이 있던 한 자리에 입대를 앞둔 젊은이가 들어와 5명으로 늘었으며

8.5일 아침 50대의 환자가 옆으로 와 처음과 같은 6명이 현재 동거 중이다.

 

에구, 지금까지 오고간 얘기만 하다 보니 정작 내 얘기를 못했네...

당초에 1주일 예정으로 7.25일 입원하였다가 큰 차도가 없어 1주일을 연장했는데

이 상태로는 정상생활이 어렵다는 느낌이 들어 다시 1주일을 더 연장하였지.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내가 이 병실의 두 번째 고참이 되어 있더라 하는 말씀.

 

아무튼, 치료하면 나아졌다가 좀 오래 앉아있거나 걷기라도 하노라면 이내 도지는 걸 보면

마리아의 말마따나 놀고먹어야 낫는 그야말로 완전 고급임이 틀림없는 것 같고...

차라리 칼 대는 외과수술을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기도 하면서

앞으로 어찌해야 할 지 참으로 걱정이 되긴 하는구먼.

그러나 저러나, 피서만큼은 제대로 하는 것 같아 그나마 위안이 되긴 하는구려...^^

 

노트북이 있는 맨끝 창가가 내자리...

 살림살이...

 책을 보려면 입원을 하라?

으음, 고럼 고렇고 말고...

견인치료, 척추교정방법으로 허리와 상체를 묶고 당긴다...

 

 

 

 나를 위해 주님께 기도하러 오신 도미니코 형과 형수, 그리고 요셉씨...

당연히 酒님도 모시고...

고기도 먹고...

밥도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