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의 절정에 있는 주말아침이다.
휴가는 고사하고 여전히 장마처럼 지루하고 따분한 병상에서의 생활이 이어지는데
어느덧 오늘로서 벌써 13일째로 접어들고 있다.
그간 이곳 4xx호 병실에서 오고간 환자가 몇이던가?
7.25일 내가 7인이 정원인 이 병실의 맨 끝 창가로 배정받아 들어왔을 때에
이방엔 나를 포함해서 총 6명의 입원환자들이 있었다.
옆에는 20대 초반의 학생이, 그 옆으로 맨 끝에는 40대의 안면마비환자가 있었고
앞에는 50대의 중풍환자, 그 옆으로 중풍과 숨찬병?의 70대의 두 노인이 있었지.
재활치료는 하지 않으면서 두 달 동안 차도가 전혀 없다며 불평하던 앞의 중풍환자가
부천 집근처의 양방병원으로 간다며 7.29일 퇴원함으로써 5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날 오후에 60대의 또 다른 중풍환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여 도로 6명이 되더니
다음날인 7.30일(토)엔 옆의 학생과 두 노인이 일시에 퇴원하여 3명으로 팍 줄더라.
그러나 오후에 60대의 교통사고 환자가 학생이 있던 옆자리로 들어와 4명이 되었고
8월 첫날에 노인이 있던 한 자리에 40대 어깨통증 환자가 들어와 5명으로 늘었다가
내 옆의 교통사고환자가 보험회사와 합의 후 퇴원하니 다시 4명으로 줄었지.
8.4일 노인이 있던 한 자리에 입대를 앞둔 젊은이가 들어와 5명으로 늘었으며
8.5일 아침 50대의 환자가 옆으로 와 처음과 같은 6명이 현재 동거 중이다.
에구, 지금까지 오고간 얘기만 하다 보니 정작 내 얘기를 못했네...
당초에 1주일 예정으로 7.25일 입원하였다가 큰 차도가 없어 1주일을 연장했는데
이 상태로는 정상생활이 어렵다는 느낌이 들어 다시 1주일을 더 연장하였지.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내가 이 병실의 두 번째 고참이 되어 있더라 하는 말씀.
아무튼, 치료하면 나아졌다가 좀 오래 앉아있거나 걷기라도 하노라면 이내 도지는 걸 보면
마리아의 말마따나 놀고먹어야 낫는 그야말로 완전 고급병임이 틀림없는 것 같고...
차라리 칼 대는 외과수술을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기도 하면서
앞으로 어찌해야 할 지 참으로 걱정이 되긴 하는구먼.
그러나 저러나, 피서만큼은 제대로 하는 것 같아 그나마 위안이 되긴 하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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