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안의 이야기.
며칠 전 일이다.
아침에 일어나는데 왼쪽 다리에 쥐가 나는 느낌이 드는데 그냥 그런가보다 했으나 이게 웬걸?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차도가 없이 왼쪽 골반 쪽에서부터 시작된 아스라한 통증이 허벅지를 타고 종아리를 거쳐 발가락 끝까지 전해진다.
한술 더 떠서, 이번엔 아예 발가락과 발바닥 끝부분이 부분마취라도 한 듯이 꼭 남의 살 같더라 하는 말씀.
마리아 이야기.
며칠 전부터 왼쪽 눈앞에서 물결이 치고 있다 했지만, 아이들과 노는 게 과로였나 싶고 피곤해서 그러려니 했다.
그래서 지난 토요일 한심한 커플이 세트로 병원엘 갔다, 마리아는 아래층의 안과로 요안은 위층의 신경외과로...
진단결과 요안은 마지막 요추 부분의 디스크로 판명이 났고, 마리아는 망막에 구멍이 났으니 큰 병원으로 가라는 충격적인 말이다.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시간이 왜 그리도 길던지...
아무튼, 안과의 소견서를 든 채 택시를 타고 부랴부랴 부평역부근의 한길안과병원으로 달려갔네.
건물전체가 거의 다 안과로서 안과전문병원이었는데, 아이고! 웬 사람이 이리도 많은고?
오전 진료는 접수마감, 오후 접수는 13:30분부터, 오랜 기다림 끝에 재진료를 받고 월요일(7/25) 오후 3시로 수술일자가 잡혔네.
문제는 요안이었다.
다음날 11시 미사를 가려고 나서는데 갑자기 통증이 엄습해오고, 서있어도 아프고 앉아도 아픈데 어찌된 게 누워도 아프더라.
아, 이게 혹시 바로 고약한 중풍이란 물건이 아닌가? 싶어 덜컥 겁이 났지만, 결국 주일미사는 누운 채 대송으로 마쳤고 교우회모임과 또 다른 약속은 포기한 채 하루 종일 누워만 있었다.
7/25 월요일 아침, 그렁저렁 걸을 만하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유민한방병원으로 가서 입원을 하였고, 마리아는 오후 3시에 무사히 망막수술을 받았다.
그러나저러나,
TV에선 비 피해 속보가 연신 전해지고 있는데 창밖으론 아직도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있다.
산사태, 물난리로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고 실종되고 생난리인데 난 안락한 병실에서 속절 없이 그저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다.
참고로, 이곳 병원의 무선인터넷환경이 아조 열악하여 간신히 고물 노트북으로 이글을 쓰고 있는 애로를 아시는 분이 혹시라도 계실랑가 모르겄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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