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풍진 세상 즐겁게...

[산행] 북악산 성곽을 따라서...

지요안 2007. 5. 14. 16:53

x-text/html;charset=euc-kr autostart="true" loop="true" volume="0">지난 토요일은 비바람이 심하여 날이 몹시 궂었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일요일 아침은 청명하고 조용한 하늘이었다.

이미 한 달 전에 예약해 둔 북악산관람엔 전혀 차질이 없을 듯한 전형적인 상쾌한 오월의 하늘이었다.

 

집결지인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 3번출구로 가니 건너편 김밥집서 이형김형이 요기를 하고 있었다.

얼결에 김밥 한 줄을 먹고 나니 하나 둘 모여들었다.

오늘도 張대장이 제일 늦는 모양이라고 투덜대니 경복궁역에 도착했다고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10분 남짓 버스를 타고 자하문고개에서 내려 창의문코스의 출발지로 올라갔다.

우린 이미 인터넷예약을 하여 관람권을 출력하여 가지고 있어 수월하게 수속을 끝냈으나,

다른 사람들은 선착순으로 관람신청수속을 하느라 몹시 분주하였다.

 

10시가 조금 넘어 안내자의 뒤를 따라 북악산의 돌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안내자의 말로는 정상까지 계속 이러한 돌계단을 오른다고 했다.

아닌게 아니라 조금 오르다 보니 금세 지치기 시작했다.

 

옛날에 김신조일당이 청와대를 폭파하러 이곳으로 들어온 이후로 출입금지되다가

작년부터인가 개방하기 시작한 곳 북악산이다.

누군가가 말했다.

<야, 이곳에서 사진 한 장 찍어서 만리장성 갔다왔다고 해도 속겠네!>

아닌게 아니라 길게 성곽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정상인 백악마루에서 바라보니 청와대는 보이지 않고 경복궁광화문네거리는 잘 보였다.

이어 청운대곡장, 촛대바위, 숙정문(북대문)을 거쳐 말바위쉼터에서 탐방은 끝이다.

<아, 저게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삼청각이로구나!>

숙정문 아래에 있는 삼청각은 현재는 음식과 공연을 하는 장소로 바뀌었다고 안내자가 말하더라.

그럼 내가 어렸을 적에 계곡따라 가봤던 대원각은 어디 쯤에 있나?

대원각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장안의 3대요정으로 권력, 금력이 거래되며 입에 오르내리던 곳이다.

 

아무튼, 숙정문말바위쉼터 사이를 내려오면서 내려다 본 성북동 주변을 보니 감회가 남달랐다.

내가 다니던 학교가 저 아래에 있고, 결혼하기 전까지 살았던 동네였기 때문이다.

아마도 혜화동, 명륜동, 성북동, 삼선교 부근에서 지낸 젊은 시절이 갑자기 그리웠던 모양이다.

<아, 저기 내가 다니던 학교도 보인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도 도둑골로 불리며 거대한 집들이 계속 들어서던 성북동은 더욱 화려해진 듯 했다.

도둑골이라 함은 저 으리으리하고 화려한 저택엔 모두 도둑놈들만 산다는 말인가?

 

와룡공원을 거쳐 내려오니 반가운 명륜동성균관대학교 앞이다.

이왕이면 여기서 한 잔 합시다!

돼지갈비와 소주로 회포를 풀고 냉면으로 개운하게 마무리를 하였다.

그리고...

어찌 노래방을 지나칠 수 있겠는가?

 

♪♬♪♩♬♪♩♬♪  울고 넘~는~ 박~달~재~야~  ♬♩♬♪♩♬♩♪♩♬♪

 

참고로 서울4대문(동대문=興仁之門, 서대문=敦義門, 남대문=崇禮門, 북대문=肅靖門)의 이름엔

仁.義.禮.智.가 한 글자씩 들어가야 한다는데 유독 북대문엔 빠져 있다.

알아보니 북대문의 원래 예정된 이름은 홍지문(弘智門) 이란다.

어떤 사정으로 홍지문숙청문(肅淸門)이라 부르다가 현재의 숙정문(肅靖門)이 되었다 하니,

결국 현재의 홍지문은 서울의 정북문이 아니라는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