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지난 금요일 아침 8시,
서부동성당에서 장례미사가 있었습니다.
대세를 받은 지 한 달 만에 돌아가신 축복받은 할머니였는데,
신부님께서 강론 중에 읊어주신 시 한 편이 아주 인상적이어서
사순시기의 묵상글로 공유코자 합니다.
문정희시인의 <편지>라는 제목의 시로
<고향에서 혼자 죽음을 바라보는 일흔여덟 어머니에게>라는
부제가 붙은 시입니다.
편지
- 고향에서 혼자 죽음을 바라보는 일흔여덟 어머니에게 -
하나만 사랑하시고
모두 버리세요
그 하나
그것은 생이 아니라
약속이에요
모두가 혼자 가지만
한 곳으로 갑니다
그것은 즐거운 약속입니다, 어머니
조금 먼저 오신 어머니는
조금 먼저 그곳에 가시고
조금 나중 온 우리들은
조금 나중 그곳에 갑니다
약속도 없이 태어난 우리
약속 하나 지키며 가는 것
그것은 참으로 외롭지 않은 일입니다.
어머니 울지 마셔요
어머니는 좋은 낙엽이었습니다
'기쁨과 평화 넘치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당순례] 원주교구 구곡성당... (0) | 2018.04.29 |
---|---|
엠마오로 가는 길... (0) | 2018.04.04 |
원주교구 초대교구장 지학순 주교님 25주기 추모미사... (0) | 2018.03.13 |
그 깨끗한 길을 어찌 혼자 걸을 수 있겠습니까? (0) | 2018.03.05 |
가톨릭 신부의 성폭행 시도라니...? (0) | 2018.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