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6.8.18일자 본 블로그(http://blog.daum.net/joma80/15944733)의 내용을
일부 수정하여 재게재하였음을 밝힙니다...
1.
주체할 수없는 피가 거꾸로 용솟음치는 화려했던 시절.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통제사회로 꼼짝없이 진입하고 만다.
한 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1월 중순,
그러니까 종로출신 장정들이 30사단 신병교육대로 한 데 모인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기고만장하고 혈기방장하던 사내 녀석들의
그 엄청난 스트레스야 더 말해 뭐하겠는가?
2.
각설하고,
대학가서 공부는 하지 않고 연애질만 잔뜩 해대다 잡혀온 석수란 녀석이 있었다.
이놈이 일과 후면 먼 산을 바라보며 마냥 울기만 하는 기라.
영아인지 뭐시깽인지 하는 지집애 이름을 부르며 하염없이 울기만 하더라고...
그냥 울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사랑을 하면서도...> 어쩌고저쩌고 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말이다.
그땐 솔직히 그놈이 탈영할까봐 무척 겁도 났었다.
3.
아무튼, 어쩌다 보니 난 그 녀석과 단짝이 되었고 신병훈련소, 원주의 제2훈련소,
사당동의 자대까지 같이 배치되면서 우린 끈끈한 전우로 묶여있었다.
어느날 주말외박 시 술 마시며 싸돌아다니다가 밤늦게 노량진 그의 집을 간 적이 있는데
아, 글쎄 초인종을 놔두고 2층집인 담을 넘어 들어가 대문을 따더라고...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는 계모 밑에서 자랐고 아버지가 아주 엄했던 모양이었으니
이른 새벽 아무도 모르게 집을 살짝 빠져나온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리라.
4.
햐! 아주 노래된 옛날 야그다.
그때 석수가 그리도 슬프게 부르던 그 노래의 원곡은 1967년 Tom Jones에 의해 발표된
'Funny Familiar Forgotten Feelings'란 곡으로 우린 간단하게 4F라고 줄여서 불렀다.
희한하게도 F로 시작되는 단어로만 4개가 모였기 때문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이 노래는 1969년 차도균이 '희미한 모습'이라는 번안곡으로 발표하였고
이듬해 조영남이 '얄궂은 마음'으로 발표한 바 있는데
그 때 석수는 차도균의 <희미한 모습>을 구슬프게 불러댔던 것이다.
5.
지금도 옛날을 추억하며 이 노래를 듣노라면 아스라한 석수의 슬픈 모습이 그려지는데
인생의 계절로 치면 가을의 정취가 짙어진 이즈음의 나이에서도 그는 이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
참으로 궁금한 일이기도 하려니와 소식이라도 전할 수 있다면 만나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그때의 이야기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모습을 들어보고 싶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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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ny, Familiar, Forgotten Feelings (얄궂은감정)
Last night, quietly,
she walked through my mind
As I lay searching for sleep.
어젯밤, 조용히
잠을 청하려고 누웠는데
그녀가 살며시 내 맘에 들어 왔어요
Her soft hand reached out,
she whispered my name
As she brushed a tear from my cheek.
그녀의 부드러운 손이 닿았고
내 뺨에 눈물을 스치고 떨어뜨리며
나의 이름을 속삭였지요.
And then those funny
familiar forgotten feeling
started walkin' all over my mind.
그러고 나니, 우습기도 하고
익숙하며 잊었던 감정이
내 마음 속에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It's sad, so sad to watch love go bad,
but a true love would not have gone wrong.
사랑이 시드는 걸 바라보는 건 너무 슬퍼요.
하지만, 진실한 사랑이면 잘못되지 않았을 거예요
I'm just thankful for the good times
we've had...
난 우리가 함께 나눈
좋은 시간들에 대해 감사할 뿐이에요
for without them I could not go on,
With all these funny familiar forgotten feelings
started walkin' all over my mind.
그런 시간들이 없었다면
그러한 모든 우습고 익숙하기도 하며 잊었던 감정이
내 맘에 일어나지 못했을 거예요
I must go on, be strong,
tho' a million of teardrops may fall,
수많은 눈물을 흘릴지 모르지만
난 계속 강해져야만 해요
Before these funny familiar forgotten feelings
stop walk' all over my mind
이 우습기도 하고 익숙하며 잊었던 감정이
내 마음 속에서 사라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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