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8.5 월요일, 동서울터미널.
10시에 출발한 속초행 시외버스는 화양강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한 후
오색에 도착한 시간이 2시간45분으로 불과 2시간45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버스정류장에서 10여 미터 좌측의 안터교를 지나면 오색교회가 나오고
그 뒤쪽으로 너덧 개의 민박 촌이 모여 있는데 예약해둔 '별님이네 민박'으로 갔지요.
오늘의 일정은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으로서 점심식사를 하려고 나서는데
민박집주임이 '별님이네서 왔다'고 하라며 산촌식당으로 갈 것을 권하는군요.
오색약수터로 가는 길목엔 식당들이 주욱 늘어서 호객을 하며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초입의 산촌식당을 발견하곤 주저 없이 들어갔답니다.
아무튼, 요안은 옥수수동동주와 도토리묵, 마리아는 산채비빔법을 주문하였더니
민박집 주인의 말과는 달리 별다른 서비스는 보이지 않았고 무표정에 시큰둥합디다.
흐흐, 다 그런 거지 뭐!
막걸리가 고팠던 요안이 벌컥벌컥 들이 킨 옥수수동동주는 그렁저렁하였고
도토리묵, 비빔밥 또한 여느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철분이 많은 탓인지 녹이 슨 것처럼 주위가 황갈색을 띠고 있는 오색약수터엔
크고 작은 물통에 약수를 담는 이들이 있었고 패트병으로 떠서 맛만 보았네요.
18시가 넘어 다시 저녁식사를 하러 나왔는데 이번엔 산촌식당으로 가지 않고
오색약수터 못 미친 위쪽으로 가다가 장수막걸리가 그려진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칠순이식당, 촌스런 이름에서 묻어나는 것과 같이 그야말로 소박한 식당이었는데
현대식으로 잘 꾸며진 여느 식당들보다 상대적으로 허름하게 느껴지는 식당이었습니다.
먼저 싹싹한 주인아주머니가 반겼고 무엇보다도 서울 장수막걸리 마킹이 있는
노란 양은 막걸리 잔이 인상적이었는데 서비스 또한 최상이었답니다.
된장찌개(6천원)와 장수막걸리를 주문했는데 도토리묵이 서비스로 따라 나왔고
한 술 더 떠서 작은 주스 병에 담긴 머루주(효소)가 특별 서비스로 제공된 것이지요.
한 가지 더, 산촌식당에선 김치가 없어 뭔가 허전했는데 이곳 칠순이식당에서는
밑동만 자른 아주 맛깔스런 김치가 입맛을 당겨 남김없이 모조리 먹고 말았습니다.
한편, 이 칠순이식당에서는 바깥 양반께서 기초 재료를 직접 재배하여 쓰고 있다는데
50대로 보이는 곱상한 여주인장(본인은 60대 중반이라 함)의 말씀에 진정성이 느껴지더군요.
앞으로 오색에 가실 계획이 있는 분들께 이 요안이 강추하니 질 좋고 깔끔한 음식에
서비스까지 좋은 이 칠순이식당을 꼭 찾아보실 것을 강력히 권고합니다.
참고로, 모두 비슷하게 생긴 민박집들은 가정집을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었는데
공동화장실에다 미닫이문을 열면 마루에 낯선 손님들이 자고 있어 조금 불편하더군요.
▲화양강휴게소...
▲오색버스정류소...
▲정류소 앞뜰의 이름모를 꽃...
▲별님이네민박...
▲민박 앞의 데크, 그 밑으론 개울이다...
▲옥수수동동주, 그러나 장수가 더 좋아...
▲녹이 슬었나?
▲몸에 좋다니 한 잔 쭈욱~
▲어디 가나 물통을 들고...
▲서비스로 나온 도토리묵과 머루주...
▲막걸리 맛 나는 양은 막걸리 잔...
▲푸짐하다! 그리고 저기 저 김치 맛 기가 막혀...
▲60대 중반이라는 사장님, 참 곱다!
▲민박 촌 야경...
▲별님이네 야경...
'이풍진 세상 즐겁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설악산행기②] 중청대피소-대청봉-천불동계곡-설악동... (0) | 2013.08.12 |
|---|---|
| [설악산행기] 한계령에서 중청대피소까지... (0) | 2013.08.11 |
| [소풍] 임진각, 미수에 그친 도라산역 찾아가기... (0) | 2013.08.02 |
| [소풍] 목상동 솔밭공원-피고개-징매이고개... (0) | 2013.07.30 |
| 첫돌잔치... (0) | 2013.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