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곳에...

잊혀진 계절, 그러나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이용...

지요안 2007. 10. 31. 19:17



징그럽게도 잊혀지지 않는 노래다.

매년 시월 마지막 이면 어김없이 우리들의 귓가를 맴도는 노래다.

이제 질릴 때도 되지 않았는가?

그러나 여전히 우리들의 정서를 파고 드는 노래다.

 

예전에 <국풍81>이란 요상한 축제가 있었다.

결여된 정통성을 호도하기 위한 축제,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만신창이가된 민심을 추스리기 위한 축제로서

 그 총사령관은 장군의 동생인 경환이란 사람으로 기억된다.

(사실은 허문도가 총괄했다고...)

바로 서슬 퍼렇던 전두환장군이 득세하던 시절의 일이다.

  

아무튼, 그 요상한 축제에 요안도 한 몫 거들었다.

여의도였던가 밤에 벌어지던 축제에 마리아와 함께 가봤다.

뭔지도 모르고 너도나도 가기에 그냥 가봤다.

한해 전 광주에서의 비극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던 무감각의 시절이다.

 

각설하고,

<국풍81>이란 축제의 가요제에서 탄생한 가수가 바로 이용이다.

어이없게도 이용은 이듬 해인 82년에 바로 이곡 <잊혀진계절>을 발표하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다.

혹시 광주의 비극이 <잊혀진계절>은 아니었을까?

 

아무튼, <불세출의가왕> 조용필이 가요계를 평정하고 호령할 때,

무엄하게도 이곡으로 년말 가수왕을 거머쥐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영예는 얼마 가지 못했다.

83년부터는 도로 조용필의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찌되었거나!

일단 들어보자, 질릴 때까지 들어보자!

진저리나도록 들어보자, 그리하여 내년엔 그만 끊자!

그러나 그게 뜻대로 될지 안 될지는 나도 절대 장담 못한다.

절대로,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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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계절

(작사 박건호, 작곡 이범희)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

그 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 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