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곳에...

한여름밤, 무더위를 식혀주는 행동하는 양심 정태춘...

지요안 2009. 7. 24. 20:34

 

 

오후의 비 예보를 듣지 못했는데 갑자기 마구 쏟아지더라.

미디어법인지 뭐시깽인지의 날치기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날씨마저 생난리인기라.

그런데 그 와중에서 희한하게도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나는구먼...

  

행동하는 양심 정태춘 선생의 명곡으로서 그의 불법음반 <아!대한민국>에 수록된 이 노래는

얼핏 들으니 한 평범한 필부의 상념을 노래했나 싶었는데 그게 그렇게 간단치가 않더라구.

우리들의 일상적인 삶속에서 부딪치는 바람, 정적, 소나기, 번개 등을 소재로 삼았지만

이게 바로 예전 80년대 암울했던 시대적 배경을 노래한 것이라 이거지.

 

어느 날 갑작스레 불어 닥친 무더운 한여름 밤의 폭풍우...

시원함이 지나쳐 소름이 오싹 돋을 만큼 살벌했던 5공 군부독재의 등장으로

수많은 민중들의 인권이 만신창이가 되었지.

그런데 지금 이 노래를 지금에서 다시 들어보니 이런 생각이 드는구먼.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만방자에다 적반하장인 저 딴나라무리를 미리 예견한 건 아니었을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무슨 짓을 하는 지도 모르고...

그러잖아도 짜증나도록 후텁지근한 무더위를 더욱 부채질하는 진짜 짜증나는 딴나라무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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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

한 여름 밤의 서늘한 바람은 참 좋아라

한낮의 태양 빛에 뜨거워진 내 머릴 식혀 주누나

빳빳한 내 머리카락 그 속에 늘어져 쉬는 잡념들

이제 모두 깨워 어서 깨끗이 쫓아 버려라

한 여름 밤의 고요한 정적은 참 좋아라

그 작은 몸이 아픈 나의 갓난 아기도 잠시 쉬게 하누나

그의 곁에서 깊이 잠든 피곤한 그의 젊은 어미도

이제 편안한 휴식의 세계로 어서 데려 가거라

아무도 문을 닫지 않는 이 바람 속에서

아무도 창을 닫지 않는 이 정적 속에서

어린 아기도 잠이 들고 그의 꿈 속으로 바람은 부는데

 

한 여름밤의 시원한 소나기 참 좋아라

온갖 이기와 탐욕에 거칠어진 세상 적셔 주누나

아직 더운 열기 식히지 못한 치기 어린 이 젊은 가슴도

이제 사랑과 연민의 비로 후드득 적셔 주어라

한 여름 밤의 빛나는 번개는 참 좋아라

작은 안락에 취하여 잠들었던 혼을 깨워 주누나

번쩍이는 그 순간의 빛으로 한밤의 어둠이 갈라지니

그 어둠 속에 헤매는 나의 길도 되밝혀 주어라

아무도 멈추게 할 수 없는 이 소나기 속에서

아무도 가로 막을 수 없는 이 번개 속에서

어린 아기도 잠이 들고 나의 창으로 또 번개는 치는데

 

아무도 멈추게 할 수 없는 이 소나기 속에서

아무도 가로 막을 수 없는 이 번개 속에서

어린 아기도 잠이 들고 나의 창으로 또 번개는 치는데

나의 창으로 또 번개는 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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