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곳에...

내나라 내겨레, 숭고한 넋들을 기리며...

지요안 2007. 6. 6. 13:09

오늘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과 국군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분들의 충절을 추모하기 위하여 정한 현충일입니다.

우리는 오늘 하루 경건한 몸가짐으로 숭고한 넋들을 기려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례 시 '국기에 대한 맹세'라는 절차가 있다.

-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 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

요즘엔 <몸과마음을바쳐>란 구절이 많은 이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한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은 애국이란 말에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며

심한 거부감을 갖는 모양이다.

아무리 국가라 하더라도 글로벌시대에 애국을 강요하고,

개인의 소중한 목숨의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맞는 말도 같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좌우간 아리송하긴 하다.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애국자일 수는 없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조국이 없이 나와 내 재산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예전의 젊은이들은 좀 성숙했었나 보다.

그들의 국가관이 요즘의 그것보다는 훨씬 높았던가 보다.

여기,

딴따라라고 우습게 여기던 젊은이들도 나름대로 국가관이 정립되어 있었음을 보라!

내가 천재음악가로 칭송해마지 않는 송창식이 만든 노래가 있다.

이름하여 <내 나라 내 겨레>다.

이 얼마나 우수한가?

정말 기특하지 아니한가?

요즘의 젊은이들도 한 번쯤은 음미해볼 필요가 있는 노래가 아닐까?

오늘은 현충일.

조국을 위하여 헌신하고, 자신을 기꺼이 바쳐 산화하신 영령들을 기리는 날이다.

살아남은 우리들에겐 그 숭고한 넋들을 기려야할 최소한의 책무는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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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 내 겨레

(김민기 작사, 송창식 작곡)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머리 위에 이글거리나

피맺힌 투쟁의 흐름속에 고귀한 순결함을 얻은 우리 위에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앞길에서 훤히 비치나

찬란한 선조의 문화속에 고요히 기다려온 우리민족 앞에

숨소리 점점 커져 맥박이 힘차게 뛴다 이 땅에 순결하게 얽힌 겨레여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우리가 간직함이 옳지 않겠나

숨소리 점점 커져 맥박이 힘차게 뛴다 이 땅에 순결하게 얽힌 겨레여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우리가 간직함이 옳지 않겠나

우리가 간직함이 옳지 않겠나

 



참고자료

김민기작사, 송창식 작곡의 '동해의태양'

김민기양희은이 등장하던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게 생각난다. 둘 다 대학교 재학 때였다. 김민기서울대 미술대학에 다니고 있었고, 양희은서강대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지금의 세종문화회관이 60-70년대에는 시민회관이었고, 대강당 북측에 소강당이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공원처럼 되어있는 곳에 소강당이 있었는데 객석이 한 200여석쯤 되는 작은 홀이었고 결혼식을 많이 하던 그런 곳이었다. 그 날도 나는 누군가의 결혼식에 축하객으로 가 있는데 가요평론가 이백천씨가 “깜짝 놀랄만한 젊은 애들을 꼭 소개시켜주고 싶다”면서 김민기양희은을 데리고 그 시민회관 소강당으로 왔다.

김민기는 서울대 교복을 깔끔하게 입고 있었고, 양희은은 그 때 교복을 입었었는지 아닌지는 지금 기억이 잘 안나는데, 아마 교복을 입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커피를 마실래, 술을 마실래”하고 물었더니 “술 사주십시오”하고 김민기가 대답했다. 그래서 우리 네 사람은 시민회관 바로 뒷골목에 있는 경회루라는 술집에 가서 막걸리를 마셨다. 하오 3시쯤 되었을 게다. 그 자리에서 이백천씨는 김민기를 가리키면서, “이 친구는 천재소리를 듣는 답니다”라고 말했다. “천재란 말 자꾸 들으면 부담이 갈텐데?” 내가 말했다. “걱정마십시오. 제가 천재가 아니라는 것을 곧 아시게 될 테니까요김민기는 말을 떠듬떠듬했지만, 할 말은 다하는 젊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날 이백천씨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 싱잉 크루 세이드(Singing Crusade)를 만들어 노래로 사회개혁운동을 해보자는 것이다. “오늘 만난 두 사람하고 송창식, 윤형주, 조영남 등등 10여명으로 구성해서 전국을 다니며 한바탕 벌여 보는 게 어떨까요, 정형?”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내가 말했고, 두 젊은이들도 오케이를 해서 팀을 짜기로 했다. 나는 신문에 예고기사를 썼다. 그 때는 송창식이고 윤형주, 조영남이고 간에 그렇게 유명해지기 전이었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나니까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부 통기타를 연주하기 때문에 노래를 반주할 악단도 필요 없고, 그냥 각자가 기타 하나씩만 들고 나서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했었다. 충무로에 있는 라이온스호텔 3층에 방 두 개를 잡고 일차모임을 가졌다. “자, 우선 뭔가 좀 먹기로 하자. 뭘 먹으면 좋을까?”하고 내가 물었더니, 10여명의 젊은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자장면!”이라고 하는 바람에 바로 앞에 있는 중국음식점에다 자장면배달을 시켰다. “미국노래 ‘공화국 전승가’에다 가사만 붙여서 ‘조국찬가’라고 해 부르지 말고 우리나라 조국찬가를 만들기로 하자. 그게 여러분들의 첫 번째 임무다. 기한은 내일 이 시간까지 24시간을 준다” 자장면 한 그릇씩 사주고 내가 큰소리쳤다. 이튿날 호텔방에 갔더니 호텔측에서 나가달라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10여명이 동시에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댔으니 시끄러웠던 것이다. 이 날 만든 것이 김민기 작사, 송창식 작곡의 ‘동해의 태양’이었고, 이 노래는 지금 ‘내 나라 겨레’로 제목이 바뀌어서 불린다.

■글 출처 : 포크음악 사이트 “바람새” - 정홍택(한국영상자료원이사장),

스포츠 투데이 1999.9.19일자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