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한반도에서 가장 기(氣)가 세다는 마니산 참성단(塹城壇, 塹星壇)으로 향했다.
가정오거리에서 700번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려 마니산에 도착한 시간이 08:45.
아침을 걸러서인지 갑자기 시장끼가 느껴져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김밥으로 요기를 하고 오르기 시작했다.
화도의 마니산입구에서 참성단으로 오르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참성로로 오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오른쪽 능선을 따라 오르는 단군로다.
참성로는 코스가 짧은 직선로지만 돌계단을 오르는게 만만찮아 단군로로 오르기로 했다.
이른 토요일 아침이라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상당히 많은 사람이 오르고 있었다.
어느 산악회의 단체회원들과 분당중앙교회 신도들 사이로 마리아도 아주 능란하게 오르고 있었는데,
아마 매주 산행을 하는 덕분일 게다.
그렇게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길을 한참 오르다 보니 어느덧 하늘이 히끗히끗 보이는가 싶었다.(마-4지점)
여기서부터 참성단까지 1.1Km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저멀리 보이는 높은 봉우리가 바로 그곳일 게다.
이미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 있는 산을 바라보며 감탄을 하던 마리아는 나의 감성부족을 탓하였다.
아휴! 저기 가물가물 보이는게 사람들이야?
이리저리 물든 가을산을 둘러보던 아내가 놀라듯 말했다.
자세히 보니 참성단 아래 가파를 오르막길을 많은 이들이 오르고 있었는데,
아닌게 아니라 정말 깎아지른 오르막길이더라.
드디어 문제의 가파른 막바지 고지 앞에 섰다.
전엔 없던 잘 만들어진 나무계단인데 이미 겁을 잔뜩 먹은 마리아는 기가 푹 죽어있었다
어린아이 달래듯 토닥이며 계단을 오르는데 10개 오르고 5분 쉬는 반복이 계속 되었다.
쉬다가 무심히 중간 쯤의 쉼터 난간 밑에서 나뒹굴고 있는 생수병(pet)들을 보니 부아가 치밀었다.
에구, xxx들! 처먹었으면 가져갈 일이지 버리고 자빠졌누? 즐길 자격이 없는 개작자들....
가까스로 고지에 당도하니 참성단은 굳게 문을 걸어닫고 있었다.
워낙 많은 이들이 찾다보니 훼손을 이유로 출입금지를 시킨 것이다.
참성단 바로 아래의 바위에서 양갱으로 요기를 하며 잠시 쉬다가 옆의 마니산정상으로 갔는데,
많은 이들이 마니산정상 표시 나무푯말을 붙잡고 기념촬영을 하느라 북적었다.
곧바로 참성로로 하산하자는 마리아를 꼬여서 정수사 방향으로 하산키로 했다.
바위덩어리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길을 지나 저앞의 높은 봉우리 너머에 정수사가 있다.
그 위험(?)한 바위길을 내려오며서 마리아는 수도 없이 나를 원망했다.
좋은 길 놔두고 이게 무슨 고생이람!
아닌게 아니라 험하긴 하다.
그러나 이게 바로 등산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마리아에겐 야비한 일인지 모르겠으나 이길로 내려오길 아주 잘했다고 스스로 대견해 했다.
아무튼, 그렇게 아슬아슬한 산행 후 정수사를 잠시 둘러보고 산행을 마쳤으나 아내의 원망은 계속되었다.
버스를 타려면 정수사입구까지 걸어서 약 1Km정도를 더 내려와야 했던 것이다.
힘이 빠질대로 빠진 마리아는 그 길을 내려오는 내내 나를 노려보며 스틱을 마구 휘두르며 찔러댔다.
그런데 이건 또 뭔가, 버스를 타려면 두 시간을 기다려라?
지금 시간이 15시인데 17:20에나 버스가 온다는 것이다.
같이 내려온 젊은 부부가 제안했다.
자신들의 차가 화도의 마니산입구에 있는데 혹시 그쪽으로 가면 반반씩 내고 택시로 이동하자고...
그래서 15,000원인 택시를 반값에 타고 다시 화도의 마니산국립관광지 입구로 갔다.
700번 만원버스를 타고 가정오거리까지 1시간30분 정도 선 채로 오는 것도 힘들었지만,
그것보다는 무더운 날씨 탓으로 차안이 더워서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다음 번엔 꼭 차를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총 산행거리 : 7.2Km ※마니산입구→참성단(3.4Km)→정수사(2.8Km)→정수사입구(1Km)
■ 배경음악은 김홍철의 <여행>입니다.
<기가 세기로 유명하다는 참성단>
<마니산 국립관광지 입구>
<단풍이 곱게 물들은 마니산입구>
<분당 중앙교회 등반행사>
<등산로 초입에 있는 맨발 지압로>
<왼쪽은 참성로, 개울 건너 오른쪽은 단군로>
<단군로 오르는 길>
<한 폭의 수채화>
<논과 저멀리 갯벌도 보이고...>
<올라오니 좋긴 하네>
<그림속의 마리아>
<바위에 붙은 담쟁이 덩쿨>
<마-5지점 이정표>
<공포로 다가온 문제의 나무계단>
<튼튼하게 잘도 만들어놨네>
<계단 난간 밖으로 내던져버린 생수 pet병들...>
<드디어 나무계단이 끝나니 참성단 아래로 막바지 위험스런 바위길 시작...>
<드디어 참성단 도착! 그러나...>
<마리아도 도착>
<출입금지라고...>
<망에 갇힌 참성단>
<겉모습만이라도...>
<기(氣) 치료나 해야지!>
<참성단에서 바라본 마니산정상엔 수많은 사람들이...>
<저 높은 봉우리 너머엔 정수사가 있다는데...>
<마니산 정상에서 줌으로 당긴 참성단>
<함허동천, 정수사 방향으로 하산키로...>
<내가 명명한 하산길의 쉼터바위>
<그렇지, 그렇게 하는 거야!>
<매실주도 한잔 하고...>
<나도 한잔 하자구...>
<참성단중수비, 페인트가 벗겨져 글씨가 하나도 안보여!>
<마리아 왈, 아니 저 봉우리를 또 넘는다구?>
<힘드신가, 그대?>
<칠선녀 중의 하나라고 치켜 세우고...>
<바위 틈에서 멋지게 자라난 소나무>
<바위 틈새로 뿌리를 내린 그대, 참으로 대단하오!>
<정수사까지 1.8Km라고...>
<근디, 이거 장난이 아니구먼! 그래서 내려가는 길이 더 위험하단 말도...>
<사진 찍는 것도 좋지만 위험해 보이는구려>
<그래도 아름다운 풍광은 여전하다오>
<내가 명명한 소파바위, 이미 선점한 분들이 일어날 생각을 않네...>>
<이제 좀 살 것 같소?>
<희한한 소나무, 가운데 솟아난 것이 좀 거시기 하네>>
<함허동천, 정수사가 여기서 갈라지네>
<정수사 500M>
<이놈의 바위는 마지막까지 애를 먹이는구먼!>
<다왔다, 주차장이다!>
<정수사코스 매표소>
<단아한 정수사 대웅전>
<바위로 둘러싸인 거대 단풍나무>
<대웅전 뒤로도 아름다운 단풍이 곱게 물들고...>
<종무소 앞을 지나는 낯익은 여인네>
<해우소, 근심을 풀어주는 곳...>
<활처럼 휜 나무>
<1Km나 되는 정수사 가는 길>
<그 길을 내려오다 삐진 마리아>
<스틱을 휘두르고 찌르고...>
<드디어 정수사 입구 버스길 도착>
<두 세시간에 한번씩 다니는 시내버스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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