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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기는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지요안 2023. 1. 9. 16:31

'尹 부부 풍자' 국회 전시 무산, 野의원들 "표현의 자유 짓밟아"

 
최갑수 기자
입력 2023.01.09 13:37
 

국회 사무처, '2023 굿바이전 인 서울' 전시 작품 철거

민형배 등 주관 의원, "국회의장이 원상복구 지시해야"

"이광재 사무총장의 알량한 권한으로 무단 진행"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9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2023 굿바이전 인 서울’에 포함된 작품 /자료= 굿바이전시조직위원

 

(미디어인뉴스=최갑수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풍자한 그림들이 국회 전시회 직전 국회 사무처에 의해 철거되면서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12명은 9일 국회사무처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전시될 예정이었던 풍자 작품들을 철거한 것과 관련, "국회가 표현의 자유를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강민정·김승원·김영배·김용민·양이원영·유정주·이수진·장경태·최강욱·황운하 의원과 무소속 민형배·윤미향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국회사무처가 오늘 새벽 기습적으로 전시작품 80여 점을 무단철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이번 전시회 취지는 시민을 무시하고, 주권자 위에 군림하려는 정치 권력, 살아 있는 권력 앞에 무력한 언론 권력,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는 사법 권력을 신랄하고 신명나게 풍자하는 것이었다"며 "탈법·위법·불법·주술로 점철된 윤석열 정권을 풍자하는 작품을 한데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회사무처는 풍자로 권력을 날카롭게 비판하겠다는 예술인의 의지를 강제로 꺾었다"며 "국회조차 표현의 자유를 용납하지 못하는 현실이 부끄럽다"고 주장했다.

 

정치권과 작가들에 따르면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과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12명의 의원들이 주관한 이번 전시회에는 작가 30여 명의 정치 풍자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었다.

 

전시 작품 중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체로 김건희 여사와 칼을 휘두르는 모습 등이 담긴 작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사무처는 전날 오후 7시께부터 세 차례 공문을 보내 "국회사무처는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 내규 제6조 제5호를 위반할 수 있는 작품은 전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로비의 사용을 허가했다"며 전시작품의 자진철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사무처 내규는 '사무총장이 다음 각 호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회의실 및 로비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내규 제6조 5항에는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라고 명시돼 있다.

 

국회사무처를 이끄는 사무총장은 민주당 출신인 이광재 전 의원으로 문제는 이 전 의원의 지시에 의해 철거를 통보하는 과정도 부적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휴일이었던 전날 오후 7시부터 '철거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국회 사무처가 주최 측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새벽에 철거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들 의원은 "'표현의 자유'는 대한민국 기본권이다. 국회사무처의 이번 행태는 신학철 화백의 ‘모내기’를 몰수하며 국가보안법 위반이라 낙인찍은 1989년을 떠올리게 한다. 과거퇴행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회라는 공간은 그 어느 곳보다도 표현의 자유를 한껏 보장해야 마땅하다. 이 같은 국회의 본질적 역할을 망각한 채, 예술인을 억압한 국회사무처의 오판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이들은 또 "자고 얘기하는데 죽자고 덤비는 국회사무처를 용납할 수 없다"며 "지레짐작 자기검열은 국회 사무총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무총장을 감독하는 국회의장이 책임져야 한다. 철거한 작품의 조속한 원상복구를 지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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