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은 포위됐다
“소수의 정치검사들이 문제지, 다수의 정의로운 검사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
올해 초 4선 국회의원을 지낸 민주당 정치인으로부터 들은 말입니다. 내 노력이 부족하여 검찰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2020. 11. 24.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발표 직후 전국의 고검장들과 지방검찰청 또는 지청 소속 검사들이 무리지어서 반발했습니다.
아래는 그들이 입장문에서 밝힌 반대이유입니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하여 수사한다는 이유로 적법절차에 따른 사실확인과 관련 법규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의 의혹만으로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의 권한을 박탈하는 것”
“내용의 상당성과 절차의 상당성이 현저히 결여되어 있다“
징계기록도 보지 못한 검사들이 징계 처분이 내려지기도 전에 징계가 위법하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윤석열이 그러하듯이 선제타격을 퍽 좋아하나 봅니다.
이렇게 2000여명의 검사들이 나섰습니다. 12. 1.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 및 12. 10. 및 15.에 열린 두 번의 징계위원회에서 위원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뒤통수를 지키고 선 검사들의 성난 눈빛을 감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당연직 징계위원이 되는 고기영 법무부 차관은 사퇴합니다. 검찰로 복귀한 뒤 살아남기 위해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이정화 검사는 의아한 양심선언을 했고, 유혁 감찰관도 감찰절차에서 패싱당했다고 나섭니다.
생존을 위해 “나는 당신의 무죄한 피를 팔지 않았소”라고 외치는 퍼포먼스를 보일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이걸 지켜보는 서울행정법원의 판사들도 징계처분취소소송이 제기되면 부디 우리 재판부에는 안 왔으면 하고 간절히 바랬을 것입니다.
그런데 임은정 검사의 징계취소처분소송에서 검사들은 준비서면에 이렇게 적어냈습니다.
“검찰조직은 그 구성에 관하여 민주적 정당성이 취약한데, 국민에 의하여 선출된 대통령이 임명하는 법무부 장관의 지휘에 따름으로써 민주적 정당성을 갖추게 된다”고.
당시엔 법무부 장관이 검찰선배 권재진, 황교안이니까 그랬던 거고, 추미애 장관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이야기였던 겁니다.
한편 검사들은 전교조 교사들의 서명운동을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의 공무원집단행동금지 조항을 적용하여 기소, 처벌해 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단적 국정운영에 항의한 때, 세월호 사건 때의 시국선언,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에 대한 반발한 때가 모두 그러했습니다.
그렇지만 검사들은 타인을 처벌할 때에는 법률을 써먹지만, 자신들이 집단행동을 할 때에는 잊어버렸습니다. 법률의 부지는 용서받지 못한다는 법언은 일반인들에게만 적용될 뿐 검사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겁니다.
그리고 그들의 베프이자 치어리더들은 조직이기주의에 젖은 그들의 한심한 말들을 고스란히 지면에 쏟아내어 줍니다. 검찰조직을 위한 말이라면 어떤 어거지를 써도 안팎에서 우쭈쭈 우쭈쭈 반응을 얻으므로 말이란 그들에겐 의미의 전달이 아니라 힘을 응집하고 과시하는 수단일 뿐입니다.
이렇게 해서 “조직의 쓴맛을 보여줄 테다”라는 태도로 무장된 아무 말 검사가 됩니다. 그러므로 다수의 정의로운 검사들이라니 참 허망한 말입니다.
저에게는 소망이 있습니다. 내일 선거가 끝나면 페북 동무들과 에워싸고 그들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어요.
너희들은 포위됐다. 투항해도 안 살랴 줌.
함께 할 페북 친구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을 보냅니다. 내일 배..배배배신하면 안 살랴 줌.
■이연주 변호사 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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