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평화 넘치는...

[성당순례] 제주여행기Ⅲ, 신제주성당에서 새벽미사...

지요안 2008. 1. 19. 08:09

 

2008. 1.13. 일요일.

알람시계가 울리기도 전에 잠을 깨어보니 06시가 채 안된 시각이다.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익숙해진 일이 타지에서의 미사를 위한 성당수배다.

인터넷을 뒤져 제주교구 성당의 연락처를 미리 입수하였고,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신제주성당은 이미 어제저녁에 확인해 둔 터다.

등산화 끈을 매고 있는데 장 요한보스코가 어디가느냐고 묻는다.

조깅이나 하자던 요한보스코와 둘이서 새벽길을 달려서 약 10분거리의 신제주성당을 찾았다.

미사시간은 06:30.

 

널직하고 깨끗한 성당이다.

그러나 새벽미사라서 그런지 미사드리는 이가 듬성듬성 적은 편이다.

토속신앙과 같은 샤머니즘이 팽배했던 제주도 특성상 뿌리내리기가 쉽지 않았나 보다.

아무튼, 우리 가톨릭교회의 특징은 어딜 가나 같다는 것이다.

어느 교구 어느 성당을 가더라도 미사드리는 절차는 크게 다르지 않다.

설사 외국인이라 해도 전혀 어색할 게 없는 것이다.

말만 다를 뿐 미사형식은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미사는 시작되었다.

늘 느끼는 거지만 가톨릭교회 안에 내가 있음에 감사하고 신기하고 기특하고 대견한 느낌이 든다.

말끔하게 잘 생긴 김석순 마테오 신부님은 강론말씀도 참 잘 하셨다.

<주님의 세례축일>인 오늘의 주제는 당연히 세례에 관한 말씀이다.

신부님 본인은 물론이고 세례를 받은 우리들의 일생에서 가장 큰 사건은 바로 세례를 받은 것이라 했다.

모든 것은 세례를 받음으로써 시작되고 그 자체가 큰 은혜라 했고 은혜를 받음으로써 삶의 의미가 있다는 말씀이다.

아울러 우리가 세례를 받은 것은 우리가 잘나서 또는 노력해서 얻은 것이 아니라 다 하늘이 주신 것이라 했다.

결국 우리는 하느님께 빚은 진 것이니 그 빚을 갚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새벽미사를 드리고 오니 약간의 빚을 갚은 것 같기도 하여 마음이 가뿐하고 여간 상쾌한 게 아니다.

우린 곧바로 호텔 2층의 식당으로 가서 아침식사를 했다.

나머지 일행은 이미 모두 식사를 마치고 호텔방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배경성가는 가톨릭성가 44번 '평화를주옵소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