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걸어서 선유도에서 새남터까지 ...
밤새 내리던 비가 오전 내내 계속되어 걱정을 했더니 점차 수그러지는 듯했다.
하늘도 우리의 뜻을 가상히 여긴 탓일까?
오후들어 멎었다.
이정도면 오늘 도보성지순례는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게다.
오후1시가 조금넘은 시간에 선유도에 집결했다.
오가면서 수도 없이 봐오던 선유도지만 오늘 처음 가본다.
이곳에서 새남터성지까지의 약 10Km를 걸어서 가는거다.
선유도를 빠져나오니 검문소가 있는 양화대교 중간이다.
합정동 조금 못미쳐서 절두산성당쪽으로 나가는 길이 있다.
절두산성당을 바라보며 그 밑으로 난 길을 따라 도보를 계속하였다.
한강 건너 국회의사당도 보이고 쌍둥이빌딩도 보이고 63빌딩도 보인다.
50여분 지나서 예비신자 임종업씨가 준비해온 막걸리로 잠시 목을 추기고 도보를 계속했다.
원효대교부근에 오니 이미 다리가 뻐근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고희를 훨씬 넘긴 우리의 왕회장님은 피로의 기색이 전혀없다.
한강철교 못미쳐 새남터성당이 있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형제들이 있어 주변을 둘러보며 사진촬영을 했다.
다리가 불편한 레오님, 안드레아와 함께 베난시오가 오후5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곧 이어 십자가의길 기도를 바치고 나니 미사시간이 거의 되어갔다.
오후6시.
토요특전미사가 이어졌다.
조용조용한 신부님의 강론말씀을 깊이 새기며 미사를 마쳤다.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신부님의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다.
늘 오늘마음만 같았으면 좋으리라...
오늘 안드레아의 고집에 또 한번 넘어가고 말았다.
저녁식사를 하러 음식 잘한다는 삼각지까지 갈 수밖에 없었다.
메뉴는 대구탕이다.
이골목이 온통 대구탕이다.
아닌게 아니라 안드레아의 큰소리대로 시원한 대구탕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삼각지역에서 6호선 지하철을 타고 합정역에서 내려 다시 삼화고속을 타고 귀가했다.
물론 중간에서 안드레아와 도미니코 형의 유혹을 뿌리치는게 쉽지만은 않았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내일 젤마노 형과의 산행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할 수없는 일이다.
그러나 집에 도착하니 다리가 몹시 뻐근하다.
과연 내일 젤마노 형과의 약속이 지켜질지 의문이다.
가톨릭성가 2번, 주하느님 크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