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구현사제단 “검찰-법원-언론 모두 비정상”
정의구현사제단 “검찰-법원-언론 모두 비정상… 주술-선제타격 등 비이성적”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2.01.28 14:33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급기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나섰다.
‘상식과 공정과 정의’ ‘법과 원칙’에 따라야 할 검찰수사와 법원의 판결이 비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고, 편향적 보도를 일삼는 수구언론이 이들을 무비판적으로 거들고 있다며 ‘이성과 신앙의 회복’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사제단은 《신학대전》을 통해 신학이론의 체계를 수립한 스콜라철학의 대표학자였던 성 토마스 아퀴나스 사제 기념일을 맞은 28일 “대통령 선거는 국가 공동체의 내일을 결정하는 중대사인데, 고도의 이성적 판단이 요구되는 이 과정이 지금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소리쳤다.
사제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먼저 그 책임을 언론과 검찰, 법원에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대한민국의 구성원 가운데 과연 기자들의 ‘기사’와 검찰의 ‘기소’의 공정성을 염려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
이어 “두 집단의 편향성은 대선 정국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며 “후보자와 가족에 대한 검증이 한창인 가운데 언론 종사자들이 자신의 양심을 걸고 유권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불편부당한 자세로 보도하고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검찰도 마찬가지다. 사람에 따라 누구는 조사도 없이 기소하고, 누구에 대해서는 기소는커녕 조사도 하지 않고, 조사에 불응해도 그냥 놔둔다”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고 지적했다.
또 “정의의 최종 수호자여야 할 법원의 판결도 귀를 의심할 정도”라며 “건강보험료 수십억 원을 떼어먹어도 무죄를 선고하는 그 입이, 입시에 반영되지도 못하는 표창장 의혹만으로도 징역 4년을 명령한다”고 들추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연루자로 의심받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경우 검찰의 기소는커녕 김씨도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고,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개설해 무려 23억원의 요양급여를 타간 윤 후보 장모 최은순 씨에 대해 법원이 1심 실형을 2심에서 무죄로 뒤엎어버린 판결을 거론한 것이다.
이에 반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해서는 실효도 없는 표창장 의혹으로 대법원이 징역 4년을 선고한 수상한 판결을 꼬집었다.
사제단은 “없는 죄도 만들고 있는 죄도 못 본 체 한다는 말이 공연한 소리가 아니다”라며 “시중에는 검찰청이 북치고, 법원이 장구 친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고 개탄했다.
사제단은 윤 후보 부부를 중심으로 한 무속인 논란과 관련, “어째서 ‘무속이 노골적인 대선’이 되고 말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한사코 이성과 신앙의 조화와 종합을 위해 분투했던 가톨릭교회의 정신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심각성을 일깨웠다.
이어 “금번 대선은 이성적 평화 세력에게 미래를 맡길 것인가, 아니면 주술 권력에게 칼을 쥐어줄 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가 되고 말았다”며 “신앙은 이성 이상이어야지, 비이성적이어서는 안 된다. 아니 신앙인일수록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생사를 독립적으로 판단내리지 못하고 보편성, 타당성, 신뢰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바깥의 힘’에 의지하여 살아온 사람이 과연 아이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각축하는 국제사회 속에서 ‘통일 코리아’를 위한 지도력을 발휘하기나 할지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또 “우리가 이웃 종교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주술을 미워하는 이유도 ‘이성’이라는 하느님의 선물을 부정하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주술의 지배를 거부하는 것은 신앙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고백적 행동”이라고 소리쳤다.
그리고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현 정부의 노력이 다음 정부에서도 계승되고 발전되기를 바란다. 힘으로써 상대를 제압하고 그래서 얻어지는 결과가 진짜 평화라고 공언하는 주장을 들을 때마다 우리 마음은 심란해진다.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을 통해서 거둔 성과에 대해 ‘정치적 쇼에 지나지 않는다’ ‘평화는 말이 아니라 힘이 보장한다’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하겠다’며 호전적 태도를 과시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에 어둠이 깔린다. ‘선제타격’과 ‘킬체인’을 운운할 때마다 정전체제를 종전체제로, 나아가 평화체제로 발전시키려고 했던 그간의 공든 탑을 일거에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누가 대통령의 권한을 맡든 모쪼록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우리의 기도를 무시하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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