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검찰조직만 변화를 거부하나..검사 육두품론"
[이명재 시론] "난공불락(難攻不落)의 검찰조직, 헌법에 치외법권적 영역이 있다는 것은 수치"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20/12/21 [14:41]
"조남관 등 반기든 검사들, 오로지 자신의 안일과 돈이다. 보신(保身)이다"
"검찰주의의 입장에 서지 않는 검사들은 대검뿐 아니라 고검 지검에서조차 아웃사이더"
검사들이 조직에서 찍히면 바로 육두품으로 전락한다. 가령 법무장관 아니라 대통령 라인도 검찰조직에 우선할 순 없다. 그러니까 검찰조직 안에 있는 검사들이 성골 진골 나눠 먹고 거기에 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른바 육두품 검사다.
검찰에서 진골 성골은 검찰주의 신봉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검찰조직을 민주공화국인 국가보다 우선시한다. 이런 조직에서 육두품으로 떨어진 검사들은 조직 내로 재 진입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이런 상황을 알아야 비로소 반 윤석열 라인 검사들이 검찰 내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것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검찰주의의 입장에 서지 않는 검사들은 대검뿐 아니라 고검 지검에서조차 아웃사이더다.
지난 번 윤석열 총장이 추미애 법무장관으로부터 직무 배제를 당했을 때 검찰에서 벌어진 현상은 이것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대검은 말할 것도 없고 경향 각지의 고검 지검 중 추미애 장관에게 집단 반발하지 않은 곳은 단 한 곳이라도 있었단 말인가.
법무장관을 지근거리에서 모신다는 법무부 근무 검사들까지 반발했고, 반 윤석열파로 알려진 이성윤이 지검장으로 있는 중앙지검 검사들까지 추 법무를 성토하고 나섰다.
이성윤이 믿고 앉혔다는 중앙지검 1, 2, 3 차장들도 평검사들과 함께 반 추미애, 반 이성윤 대열에 합류할 수밖에 없었으니 저간의 사정을 알 만하다. 그러니 이성윤의 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중앙지검은 그렇다고 쳐도 대검은 또 어떻게 보아야 할까. 지난 법무부 인사 때 윤석열은 식물총장이 될 거란 예측이 많았다. 검찰총장을 받쳐 줄 간부 자리에 소위 반 윤석열 라인을 주로 임명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예측은 결정적인 순간 어긋나고 말았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시키고 징계위에 회부했을 때, 조남관 대검차장을 비롯해 간부 검사들이 윤석열 편을 들며 법무장관에게 반기를 들었으니 말이다.
반기를 든 사람들은 잘 안다. 반기를 들지 않으면 반 검찰주의자로 찍혀 미래가 없다는 것을... 이들에게 중요한 건 법과 원칙이 아니다. 정의와 진리는 더더욱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안일과 돈이다. 보신(保身)이다.
검찰에서 회자되는 말이 있다. 부정과 비리는 눈 감아 줄 수 있어도 조직을 배신하는 이는 가만 두지 않는다는 말. 검찰을 흔히 조폭에 비유하는 것도 이런 점에서 전혀 근거 없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한 각오 없이는 감히 반 검찰주의 입장에 설 수가 없다. 현직에 있을 때도 그렇지만 본격적인 서러움은 옷을 벗고 나서 시작된다. 변호사 개업을 해도 사건 연결이 안 된다. 조직을 배신했다는 주홍글씨는 전관예우도 기대난망(期待難望)이다.
전관예우라는 것이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식으로 지들끼리 해 먹는 것인데, 검찰조직 배신자들에게는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정권이 손을 대려고 해도 눈도 껌뻑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권은 유한하되 검찰조직은 영원하다는 말이 검찰주의자들에게는 지극히 자연스럽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여당이 검찰개혁에 한 목소리를 내도 콧방귀도 안 뀐다. 이것을 깨뜨리지 않고 국민 주권의 민주주의를 말할 수 없다.
이런 난공불락(難攻不落)의 검찰조직을 그대로 두어야 할까. 괴물과도 같은 기형 집단을 존속시켜야 할 일인가 말이다. 민주주의는 발전 가도를 달리고 있다는데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검찰을 덮고 그냥 넘어가야 할까.
검찰의 힘을 분산시켜야 한다.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에 치외법권적 영역이 있다는 것은 수치이다. 공수처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검찰이 독점하고 있던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자가 서두에서 검찰을 신라시대 골품제도에 비유한 것에 기분 나빠 할 사람들이 없지 않을 것이다. 검찰 조직을 설명하기 위해 가지고 온 유비이다. 세상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데 검찰조직만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이래서 잡아본 제목이 ‘검사 육두품론’이다.
글쓴이: 이명재 김천일보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관련기사 : m.amn.kr/38231
[서울의소리] "왜 검찰조직만 변화를 거부하나..검사 육두품론"
`조남관 등 반기든 검사들, 오로지 자신의 안일과 돈이다. 보신(保身)이다` `검찰주의의 입장에 서지 않는 검사들은 대검뿐 아니라 고검 지검에서조차 아웃사이더` 검사들이 조직에서
m.am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