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교구 남성 제93차 꾸르실료 수료하다...
De colores! (데 꼴로레스)
'빛과 함께'라는 스페인 민요로서 가톨릭 신앙재교육 프로그램인
꾸르실료라는 3박4일 단기 피정의 주제곡으로 사용되고 있다.
나 요안은 2018.1.11~14일까지 4일간 배론성지 피정의집에서 실시된
원주교구 남성 제93차 꾸르실료 교육에 참가하고 수료증을 받았다.
이상, 순종, 사랑을 실천하는 꾸르실리스타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이제 주님의 사도로서 진정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대대로 이어온 구교집안에서 나서 어린 시절부터 복사를 하며
성당을 제집 드나들듯했던 나는 늘 성당에서 살다시피 했다.
역시 구교집안의 아내와 만나 혜화동에서 혼배미사를 올렸고
아들 프란치스코가 태어나자 혜화동에서 유아세례를 받았다.
주위 환경이 가톨릭으로 둘러싸인 자양분이 충분했음에도 언제부터인지
나는 교회 밖을 겉도는 아웃사이더가 되어 있었다.
부끄럽게도 겨우 주일미사만 하면서 봉사활동이나 성당 관계일은 관심사가 아니었고
온통 취미활동에만 관심을 두며 살아왔던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썩어도 준치라고 마지막 끈까지 놓아버렸던 것은 아니고
가톨릭에 대한 애착은 엄청날 정도로 강한 편이었다.
성당이 없던 군 생활 중에도 대송을 바칠 정도로 주일미사는 반드시 지켰으며
여행을 다닐 때도 성당을 먼저 수배한 후 주일미사를 봉헌하곤 했다.
간단하게라도 아침저녁기도는 꼭 바쳤으며 묵주기도는 가뭄에 콩 나듯이
또는 모임이나 있어야 겨우 바치곤 했던 게 그나마 다행이었을 지도 모른다.
아무튼, 갑자를 한 바퀴 돌아 주위를 둘러보며 유유자적 살아가리라 생각하며
낯선 곳 제천으로 이주한 지 8개월 만에 꾸르실료라는 신앙재교육을 받은 것이다.
본당 신부님의 권유로 이름도 낯선 꾸르실료 교육을 받으며 느낀 점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리 없이 봉사하며 기도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빨랑카'라는 선물을 그들로부터 받은 나는 그만 충격을 받고 말았는데
이게 결국 내가 갚아야할 빚이 되었음을 물론이다.
본시 가진 것이 없고 모든 것이 일천한 나로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겠지만
이제부터 공부하며 조금씩이라도 갚아가는 시늉이라도 해야겠다.
영적, 물적 빨랑카를 보내주신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내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로 삼아 성숙한 크리스천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해본다.
De colo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