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을 통해 본 세상...

[핵공포] 일본의 큰 슬픔...

지요안 2012. 6. 5. 20:30

 

 

인간의 영악함은 결국 인간 자신의 목을 죄는가?

 

뭔 소린고 하니,

1년여 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후유증이 아주 심각한 지경인 모양이다.

당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박했던 순간을 잊을수가 없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 속에서 점점 가물가물 흐지부지했던 것도 사실이다.

 

잊었었다, 그렇게 까마득히 잊었는데 지난주 인천주보 '빛과소금'에 실린 글을 읽어본 이후

섬찟한 층격을 넘어 하루 내내 뇌리에 깊이 남아있어 여기에 옮겨보기로 하는데

역시 핵이란 물건이 그리 간단한 게 아닌지 글을 읽는 내내 충격을 지울 수가 없었다.

 

처음 알았다, 핵폭탄이 터질 때의 방사능 양과 핵발전소가 터졌을 때의 방사능 양은

핵발전소폭발 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사능 피해가 크다는 것을...

결국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하면 핵폭탄폭발 사고보다도 그 피해가 훨씬 크게 나타나게 된다는 것을

오늘 비로소 알고 나니 우리나라 원전이 갑자기 걱정스럽게 다가옴을 어쩔 수 없다.

 

아무튼, 이제 일본은 국토의 70%가 방사능에 오염된 엄청난 재앙과 싸워 살아남아야 할 터인데

남의 집 불구경하기엔 우리에게 너무나 가깝게 다가온 핵에 대한 공포심이다.

년한이 다된 우리의 월성고리원전1호기의 연장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요즈음

두고두고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휴우~~~

 

■ 인천주보 2195호- 2012.6.3일자 

 (http://www.cainchon.or.kr/web/magazine/last_category.aspx?pub_idx=3&cat_idx=33)

 

[빛과 소금일본의 큰 슬픔

 

2011311일의 동일본 대지진에 이어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4개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핵사고 때문에 일본 국토의 약 70% 정도가 방사능으로 오염되었다. 2천만 명이 모여 사는 수도 도쿄가 후쿠시마에서 250Km나 떨어져 있지만 역시 방사능으로 심각하게 오염되었다. 오염된 땅에서는 오염된 식품들이 생산되고 있으며 일본인들은 오염된 쌀, 오염된 채소, 오염된 분유, 오염된 생선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일본의 주부들이 보는 잡지는 방사능에 오염된 생선을 안전하게 먹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오염된 일본 국토에서는 오염된 소출이 나온다. 그래서 일본산 농산물의 70%가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이런 오염은 얼마나 지속할까? 세슘의 반감기가 30년이니 반감기가 10번 정도 지나야 하므로 약 300년 동안은 이 오염이 지속할 것이다. 적어도 일본인들은 앞으로 300년 동안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해야 할 상황이다.

 

방사능에 피폭되면 너무나 다양한 질병에 걸리게 된다. 방사능은 몸 어디에 있는 세포들도 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모든 증상이 올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 잘 오는 질병들은 심장마비, , 백내장, 선천성 기형, 사산, 유산, 불임, 신장염, 폐렴 등이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후쿠시마가 있는 동북부지방에서는 예년보다 장례식 수가 2배 증가했다고 한다. 사망자의 나이도 전 연령층에 고루 분포한다고 한다. 가장 흔한 사망원인이 심장마비라고 한다. 세슘은 심장에 가장 고농도로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어린이들은 코피, 설사,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고 하는데, 이 세 가지 증상은 방사능 피폭 때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아이들은 나중에 암이나 다른 질병에 걸릴 확률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이런 아이들을 보고 있는 부모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일본에서는 앞으로 엄청난 수의 암환자가 발생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앞으로 십 년 정도 지나면 백만 단위의 암환자가 발생할 것이다. 암 뿐 아니라 수많은 피폭 관련 질환들이 일본을 뒤덮을 것이다. 단 한 번의 핵사고는 이렇게 국가의 존망을 논할 정도로 피해가 크다. 현재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는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 그러나 후쿠시마에서도 그것이 가능할까? 절대 불가하다. 핵폭탄이 터질 때의 방사능 양과 핵발전소가 터졌을 때의 방사능 양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핵발전소는 핵폭탄보다 수백 배 많은 방사능을 사용한다. 그래서 사고가 발생하면 핵폭탄보다 훨씬 큰 피해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일본의 앞날은 너무나 암울하다. 단 한 번의 핵사고로 인하여 나라 전체가 살 수 없는 땅이 되어버렸다. 일본은 이 슬픔을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

 

김익중 (경주 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