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가을이면 생각나는 박건...
나 어릴 적엔 혜화동에서 종로5가까지는 걸어 다니기 일쑤였는데
그 가운데 동숭동의 그 유명한 서울문리대 앞으론 실개천이 길게 이어져 있었지.
지금은 복개를 하여 온통 문화의 거리가 되어버린 대학로라 하는데
그 대학로엔 마로니에공원이 있고, 그곳엔 마땅히 마로니에나무가 늘어서 있을 테고...
어릴 땐 무슨 나무인지도 모르고 그냥 무심히 스쳐 다니곤 했는데
나중에서야 그게 마로니에라든가 프라타나스란 걸 알게 되었네.
아무튼, 그 대학로의 마로니에공원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으니
분위기를 살려가지고 내 한번 소개해 보기로 함세.
지금은 잊혀진 이름이지만 예전에 박건이란 아주 점잖게 생긴 이가 있었고
1970년대 초 발표된 이 노래는 아주 큰 인기를 얻었었지.
박인환시인의 ‘세월이가면’ 첫 구절과 같은 ‘그사람이름은잊었지만’이란 곡인데
요즘 같이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계절에 어울리는 곡이라 할 만하지.
특히, 가을을 타는 이들과 추억을 먹고사는 아쉬움 많은 중년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노래로 전혀 손색이 없다고 여겨지는데 어디 한번 들어보실 텐가?
♬♪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신명순 작사 , 김희갑 작곡 )
1. 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눈물속에 봄 비가 흘러 내리듯 / 임자 잃은 술잔에 어리는 그 얼굴
아 청춘도 사랑도 다 마셔 버렸네 / 그 길에 마로니에 잎이 지던 날
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2.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바람이 불고 낙엽이 지듯이 / 덧없이 사라진 다정한 그 목소리
아 청춘도 사랑도 다 마셔 버렸네 / 그 길에 마로니에 잎이 지던 날
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