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을 통해 본 세상...

한국, 왜 그렇게 사나? 우리도 느긋하게 살아보세...

지요안 2011. 5. 3. 10:31

 

오늘아침 인터넷서핑 중 흥미로운 제목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 왜 그렇게 사나" 대놓고 비꼰 그들>이라는 아주 기분 나쁜? 제목이다.

내용인즉슨

여유라곤 찾아볼 수 없는 '빨리빨리'란 급행마차를 타고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덤벼드는

불쌍한 족속들이라는 비아냥거림이 섞인 조롱이었던 것이다.

 네덜란드포르투갈 사람들이 보기에 너무 설쳐대는 우리 대한민국을 비꼼인데

우리와 국민소득이 비슷하다는 그들과 대한민국의 삶의 질이 아주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듣고 보니 과연 그렇다.

뒤는 아예 돌아볼 일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으려니와 옆 또한 둘러볼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무작정 치달으니 '나'만 있고 '우리'는 없는 이기적인 인간들이 되어버린 게 아닌지...

남을 배려할 마음은 손톱만큼도 없고 예의란 물건은 내던져버린 지 이미 오래니

무조건 목소리 큰 놈이 이기고 대가리 먼저 들이대는 놈이 상책이 된 것이다.

 

이만하면 우리도 먹고살만하지 아니한가, 부자된다고 다 행복한 건 아니잖은가?

요즘 일각에선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이 나오고 그것을 실천하는 이들도 있다더라만,

뛸 때는 뛰더라도 쉬어갈 때는 천천히 확실하게 쉬어가자, 우리 이제 느긋하게도 좀 살아보자.

내 주위의 음지도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고 이웃과 정을 서로 나누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며 인간답고 행복하게 우리도 그렇게 품위 있게 좀 살아보자!

행복이 뭐 별 건가? 마음이 편안하면 행복이지...

 

 

■서울경제 펌글

[기자의 눈] 느긋하게 잘 살기

정치부=리스본ㆍ헤이그=임세원기자 why@sed.co.kr

 

포르투갈이나 네덜란드는 참 느렸다. 대통령 특사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취재하기 위해 이 곳에 나흘째 머무는 동안 특사단과 취재원은 이 나라의 느긋함에 여러 번 분통을 터뜨렸다.

네덜란드의 버스 운전사는 길을 몰라 늦으면서도 언제 오냐는 전화에 "안전운행에 방해된다"며 휴대폰 전원을 꺼버렸다. 포르투갈 공항에서는 직원이 앞 승객과 30분 넘게 이야기하면서도 태연했다.  

두 나라는 근로 여건도 여유롭다. 네덜란드는 1년 평균 1,300시간 근무하는데 이는 한국보다 1,000시간 적다. 포르투갈에서 목을 다쳐 병가를 냈더니 주치의가 두 달 이상 일을 못하게 해서 애를 먹었다는 한국인도 있었다.  

반면 두 나라는 한국을 이해하지 못했다. 한번은 세계적인 매체가 한국의 빠른 택배문화를 게재했길래 포르투갈 대사관 직원이 이를 자랑했다. 그랬더니 "왜 그렇게 사나. 택배를 오늘 못 받는다고 당장 무슨 일이 생기나"는 핀잔이 돌아왔단다. 이 나라 사람들은 그러면서 "한국처럼 사나 우리처럼 사나 버는 돈은 같다"고 꼬집는다. 맞다. 한국과 두 나라의 국민소득(GDP)는 엇비슷하다.  

하지만 삶의 질은 달라 보였다. 재정위기에도 포르투갈 사람들은 표정이 밝았다. 좁은 땅에 지반이 약한 네덜란드는 덕분에 낮은 건물과 들판으로 채워져 아름다웠다.  

비결이 뭘까. 이곳에 온 한국인의 말을 들어보면 네덜란드는 값싼 외국 농산물에 브랜드를 붙여 비싸게 팔 정도의 상업ㆍ물류 강국이다. 포르투갈은 사회보장세가 30%를 넘지만 국민들은 기꺼이 낸다. 두 나라 모두 집이나 차를 한 번 사면 끝까지 쓰는 검소함을 지니고 있다. 근로 시간이 적다지만 꼭 필요한 업무만 집중하는 합리성도 강점이다.  

가난한 한국이 60년 만에 세계10위권 경제대국이 된 것은 느긋하지 않았던 덕이었다. 하지만 네덜란드나 포르투갈처럼 개인 행복을 위한 복지를 원하는 한국인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 이런 민심의 변화를 알아보는 정치가 있을까.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1/05/02 18:19:38 수정시간 : 2011/05/02 21:16:59

 

↓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 정경

 

↓ 튤립과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