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처시하, 진고개신사 최희준...
좌우지간 못 말리는 여성 파워시대에 우린 지금 살고 있다.
축 늘어진 어깨를 한 채 남성들은 설자리를 잃고 방황하기 일쑤인데
여성들의 드높은 기세는 하늘을 찌르고도 남을 태세다.
우리 집만 해도 그렇다.
점점 위축되어가는 초라한 명색의 가장 지위는 실추된 지 이미 오래고
갱년기를 넘겼다는 마누라선생의 위세는 거칠 것이 없이 사뭇 위풍당당이다.
그런데 예전에 코미디언 김미화가 순악질여사로 분하여 야구방방이를 들고 설치던
한 코미디 프로그램이 주말 이 아침에 갑자기 생각나는 이유가 뭘까?, 흐흐...
각설하고,
수십 년 전에도 요즘 세태와 별반 다르지 않은가 싶은 노래가 있어 소개해 본다.
진고개신사에다 찐빵가수로 불리던 최희준선생의 엄처시하가 바로 그것으로
서울법대출신의 엘리트로 1960년대 가요계를 평정하여 접수하고있던
그의1961년도 작품이니 이미 50년이 넘은 장년의 노래이다.
참고로, 엄처시하(嚴妻侍下)란 '엄한 아내를 모시는 그 아래라는 뜻'으로,
'아내에게 쥐어사는 남편의 처지를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라고... ^^
엄처시하(嚴妻侍下)
1.
열아홉 처녀 때는 수줍던 그 아내가 / 첫 아이 낳더니만 고양이로 변했네
눈 밑에 잔주름이 늘어가니까 / 무서운 호랑이로 변~해 버렸네
*
그러나 두고 보자 나도 남자다 / 언젠가 내 손으로 휘어잡겠다
큰 소릴 쳐 보지만 나는 공처가
2.
한 세상 사노라면 변할 날 있으련만 / 날이면 날마다 짜증으로 지새는
마누라 극성 속에 기가 죽어서 / 눈치 밥 세월 속에 청춘이 가네
*
■최희준(崔喜準, 1936년5월30일 서울출생)
대한민국의 가수이다. 본명은 최성준이며 15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새정치국민회의 소속)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하였고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3학년 때 학교 축제에서 샹송 《고엽》을 불러 입상한 뒤
주한미군 부대에 발탁되면서 가수 생활을 시작했고, 1960년 첫 작품인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가 인기를
누리면서 스타덤에 오른다.
이 후 드라마 및 영화 주제곡인 《엄처시하》(1961년, 문화방송 드라마 주제가),
《맨발의 청춘》(1964년, 영화 "맨발의 청춘" 주제가)《하숙생》(1965년, 한국방송공사 드라마 주제곡) 등을 발표해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1964년에는 3대 명문대학교 출신 가수들의 밴드인 "포 클로버즈"의 보컬로 활동한다.
1974년 앨범 《길》을 발표한 뒤 사업가로 변신했다가 1995년 정계에 컴백한 김대중의 신당 새정치국민회의의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이듬해 총선에 안양 동안구 갑에 출마해 당선되어 15대 국회의원을 지낸다.
이 후 문예진흥원 상임감사(2001년), 대중음악연구소 소장(2003년)을 지낸 뒤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출신 학교 : 경복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