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평화 넘치는...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지요안 2009. 7. 19. 10:12

 

 

매일 매일 습관적, 반복적으로 내뱉는 '주님의기도'.

제자들이 예수께 기도의 방법을 물었을 때 직접 가르쳐주셨다는 기도중의 으뜸기도라지만,

앵무새처럼 입으로만 조잘댈 뿐 온몸으로 실천하지 않는 나는 나이롱 신자가 분명할 터.

 

언제부턴가 가정동성당입구 게시판에 걸려있는 글귀가 나를 더욱 부끄럽게 만든다.

이 글귀는 우루과이의 어느 작은 성당의 벽에 쓰여 있는 글이라는데

인천교구 원종2동성당에서 옮긴 것으로 적혀있다.

 

아무튼, 성당을 오가며 이 글귀를 힐끗거리노라면 꼭 나를 두고 하는 말씀 같아

왠지 뜨끔해지면서 가슴이 여간 찔리는 게 아니다.

그러나 어디 나뿐이겠는가?

 

그래서 이곳에 옮겨놓으리니 같은 과(科)의 나이롱신자들은 '주님의기도'를 드릴 적마다

각별히 가슴에 새겨두고 가슴앓이를 치유하도록 권고하는 바이다.

아멘!

--------------------------------------------------------------------------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하늘에 계신”이라고 하지 마라.

세상일에만 빠져있으면서...

 

“우리”라고 하지 마라.

너 혼자만 생각하며 살아가면서...

 

“아버지”라고 하지 마라.

아들, 딸로서 살지 않으면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고 하지 마라.

자기 이름을 빛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면서...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고 하지 마라.

물질 만능의 나라를 원하면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하지 마라.

내 뜻대로 되기를 원하면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하지 마라.

가난한 이들을 본체만체 하면서...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하지 마라.

누군가에게 아직 앙심을 품고 있으면서...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라고 하지 마라.

죄 지을 기회를 찾아다니면서...

 

“악에서 구하소서”하지 마라.

악을 보고도 아무런 양심의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아멘”이라고 하지 마라.

주님의 기도를 진정 나의 기도로 바치지 않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