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오거리의 명물, 경이로운 생명력 그러나...
사통팔달의 가정오거리엔 명물이 하나 있다.
워낙 많은 차량들이 통행하는 곳으로 원활한 소통을 위하여 생겨난 지하차도가 있는데,
경인고속도로 서인천IC로 나와 서구청, 인천공항고속도로, 검단 방면으로 나가는 차도이다.
이 지하차도 옆을 오가다 보면 희한한 풍경의 명물이 눈에 들어온다.
지하차도 옆을 감싸고 있는 무성한 가로수(?) 아니 가로초다.
콘크리트로 되어 있어 흙 한줌 없는 틈새에 심지도 않은 가로초가 잘도 자라고 있는 것이다.
아, 끈질긴 저 생명력!
누가 심지도 않고 돌보지도 않는 저 척박하고 좁아터진 콘크리트 틈새에서
저렇게 까치발을 하고 악착같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니 참으로 경이로운 생명력이다.
오늘 새벽미사 후에 카메라를 들고 일부러 찾아가 봤다.
안쓰럽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잦은 비로 싱싱함을 자랑하더니 오늘 보니 바짝 마른 모습이다.
하긴 요 며칠 동안 불볕더위로 좀 더웠어야지...
각설하고,
인천시나 서구청, 도로공사는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
차라리 뿌리나 쭉 뻗게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화단을 만들어주던지,
아니면 잡초일지라도 잘 가꾸어 주던지,
그것도 아니면 차라리 강제 이주라도 시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
원치도 않는 3만 주민들은 강제 이주시키려 하면서
어찌하여 저 볼썽사나운 가로초들은 저대로 내버려 두는가?
도시미관상 저 잡초를 저대로 마냥 방치해둘 수만은 없다고 생각되기에 이르는 말이다.
오늘도 무수한 차량들이 그 옆을 스쳐지나갈 적마다
간신히 까치발로 지탱하며 휘청거릴 애처로운 팔자의 저 잡초들도 이제 좀 쉬게 해주자.
잡초들이 이 뜨거운 태양아래서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는 것 같다.
팔자치곤 박복하기 짝이 없는 참으로 더러운 팔자의 잡초들이여...
그대들에게도 평화있으라!
◆ 배경음악은 듀엣 '어니언스'의 <돌에핀꽃>입니다.
*아침에 촬영한 사진이 신통찮아서 재촬영해서 올렸음.
<때론 복잡하고, 때론 뜨문뜨문하기도 하고...>
<이 정도면 가로초로 손색없구만!>
<그래도 오가는 차량이 많아 심심치는 않지?>
<참 무성도 하구려, 그라고 대단하기도 하구...!>
<더운데 고생들 많구려..!>
<아! 목마르다...>
<콩크리트 틈새의 그대, 참 대단하오! 그라고, 혹시 담배꽁초가 친구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