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천년의고도] 경주여행기(Ⅱ)
아내 마리아와 딸 마르타의 요구대로 보문단지로 향했다.
다시 돌아와 대능원 주변의 그 유명한 경주의 쌈밥으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말이다.
30분 남짓 걸려서 보문단지에 도착하니 보이느니 온통 호텔과 식당뿐이다.
선착장 부근에 오니 많은 아이들이 전기로 가는 대여 스쿠프를 몰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1인당 3,000원인 유람선을 타기로 하였으나 더위 탓인지 유람선을 타려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10:20에 출발한다던 유람선은 30분을 기다려서 10:30에야 간신히 운행하였다.
우리를 포함하여 총 세 팀으로서 아이 둘 포함하여 총 9명이 탔다
큰 백조머리가 솟은 유람선은 약 20여분 걸려 보문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호반에서 바라본 경주월드의 놀이기구는 요지부동이었다.
그러나 돌아 나오면서 보니 젊은 학생들이 계속하여 입장하고 있었고,
직선으로 올라갔다가 순식간에 떨어지는 일부 기구는 가동하고 있었다.
보문단지는 더운 여름날엔 별 볼일 없는 곳으로 여겨졌다.
다시 경주시내 방향으로 향했다.
시내로 들어오기 직전에 분황사와 황룡사지에 들렀다.
분황사앞 초입의 국화 밭 뒷쪽으로는 그 화려하고 거대했던 황룡사지가 황량하니 남아있었다.
분황사의 입장료는 1,300원인데, 마리아와 마르타는 단체객들 틈에 섞여 슬그머니 들어갔다 나왔다고 했다.
그야말로 도둑관람을 한 셈이다.
그 사이 황룡사지를 둘러보고 온 내가 그 말을 듣고,
발 한쪽만 분황사 안으로 걸쳐놓고 재빨리 석탑 한 컷을 도둑질하는데 성공했다.
마르타가 말하길 매표소에 있는 여자가 아주 못마땅한 눈초리로 날 쏘아 보더라 했다.
이크크! 심약한 요안 심장마비 걸릴라, 흐흐...
아닌 게 아니라, 경주에 와서 입장료노이로제에 걸린 게 아닌가 싶다.
가는 곳마다 입장료를 징수하더라.
물론 관리차원에서 입장료 징수가 필요하겠지만,
그 요금이 상당히 비싸기도 하려니와 주차비 따로 입장료 따로 받는 처사가 아조 못마땅하더라 이거다.
분황사를 나와 안압지 못미처에 있는 잘 지어진 국립경주박물관을 찾았다.
국립인 탓인지 입장료가 비교적 저렴한 1인당 1,000원씩이었으나,
냉방시설이 잘 가동되고 있는 훌륭한 박물관이었다.
입장하자마자 오른쪽에 있는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이 눈에 들어왔다.
외국인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그 주위로 몰려들었고 어린학생들은 메모하느라 분주했다.
석가탑과 다보탑도 보였으나 이는 진품이 아닌 복사품 임을 아는지,
아니면 너무 더워서인지 사람들의 주목을 끌지는 못하더라.
다만, 노 부부 둘이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정겹고 안스러워
더위를 무릅쓰고 '사진 찍어드릴까요?' 했더니 할아버지가 고맙다고 하면서 필름 카메라를 내준다.
'참 오지랖도 넓으슈. 천당가시겄수!' 하며 마리아가 궁시렁거리며 놀려댄다.
실내에서의 사진촬영이 금지된 여러 동의 박물관을 샅샅이 훑어보고 나오니 이미 오후 1시가 다 되었다.
<자, 쌈밥 먹으러 갑시다!> (계속)
◆ 배경음악은 '원로 음악인' 현인선생의 <신라의달밤>입니다.
<선착장입구>
<선착장>
<보문호수주변의호텔들...>
<모가지가긴백조유람선>
<경주월드>
<보호색을띤두루미>
<분황사>
<황룡사지입구국화밭>
<하트모양의사진촬영대>
<황룡사지모형도>
<황룡사지>
<황룡사지>
<도둑촬영한분황사석탑>
<에밀레종>
<옆에서본경주박물관본관>
<정면에서본경주박물관본관>